이종한의 음악과 오디오 이야기 – 쉰 번째, 오디오로 무엇을 하는가

오디오샵을 운영하다 보니, 여기 저기서 문의 전화를 많이 받습니다. 새로 오디오를 시작 하시는 분보다는 이미 오디오를 하시는 분들의 문의가 대부분입니다. 어떤 계기로 오디오를 시작하셨는지 모르지만 본인이 듣기 원하는 소리가 무엇인지, 어떤 쟝르의 음악을 듣는지에 대한 고려 없이 오디오를 구매하고, 소리가 맘에 안들어 내팽게 쳐 놓은 경우도 많습니다.

얼마전 받은 전화는 Aurender N20라는 디지털 플레이어에 대한 구매 문의였는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거 사지 마시란 겁니다. 소비자가 $12,000 짜리인데 제가 보기에는 가지고 계신 기기 조합과 어울리지 않아서 입니다. 얼마전 저희한테 N20를 구매하신 고객에게서 소개를 받았다는데, 그 고객으로부터 소리 좋다고 뽐푸를 많이 받으신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 두분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저희한테 구매하신 고객은 CHORD 사의 앰프와 DAVE DAC을 가지고 계신데, DAVE 와 AURENDER N20는 좋은 매칭이 될 수 있습니다. CHORD 제품은 여기를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https://upscaleaudio.com/collections/chord. 하지만 상담하신 고객은 McIntosh MA12000 과 B&W 802D3를 얼마 전 구매하시고 MA12000에 내장된 DAC에 N20를 연결하실 생각이셨습니다. MA12000에 내장된 DAC 성능이 모르긴 몰라도 $2,000 정도되는 DAC 와 비슷할 겁니다. N20에는 거기에 맞는 DAC를 연결해야 제 성능을 발휘 합니다. 적어도 가성비 좋은 BRYSTON BDA-3 정도는 되는 외장 DAC을 물려 주어야 합니다.

MA12000 은 모양이나 스펙은 어디 내 놓아도 빠지지 않습니다. McIntosh 트랜지스터 앰프들은 특이하게 출력 트랜스포머를 이용합니다. 그래서 진공관 앰프처럼 스피커의 저항값에 맞춰 단자를 연결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소리특성이 다른 트랜지스터 앰프와는 좀 다릅니다. 제가 싫어 한다고 해서 이 제품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오디오를 이것 저것 많이 겪어본 분들은 대부분 이 브랜드를 한두번은 거쳐 가지만 이 제품에 안주하시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오래전에 나온 초기형 말고 요즘에 나오는 제품에 대해서 얘기하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외양이 좋고, 이름값에 많이들 구매하시고, 내치기도 많이 하셔서 많은 제품을 Trade In 으로 들여와 많이 들어 보았습니다. 같은 이유로 팔기도 좋아 저희 같은 업자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이지만 개인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겁니다. 지나친 표현일지 모르지만 죽도 밥도 아닌 소리가 납니다. 트랜지스터 다움도 진공관 스러움도 아닌 어중간 한 소리가 납니다. 물론 이제품이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워낙 풍채가 좋아서 살 만 한데, 저는 MSRP $14,000 주고 사지는 않습니다. 그 돈이라면 다른 대안이 많이 있습니다. 저 같이 극단적으로 모양은 안따지고, 소리만 추구하는 스타일도 있지만, 모양을 중시하시는 분들에게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제품 일수도 있습니다. 거실에 설치해놓고 파란 레벨미터를 바라보며 즐거워 하는 것도 오디오를 즐기는 한 방법이니까요.

암튼 제가 권해 드린 것은 AURENDER N100에 MA12000의 내장 DAC에 연결해 사용하시고, 다음 업그레이드시에 분리형 앰프로 가시라는 것이었습니다. 듣고 있던 저희 수리기사분이 그냥 팔면 되지, 왜 그러냐며 한마디 하시지만 제가 아닌건 아닙니다. $12,000 짜리 사려는 손님에게 $2,700 짜리 권하는 것이 잘하는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동차는 오만불짜리 사면 그 값어치를 대부분 합니다만 오디오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기기가 조합이 된 오디오는 한가지가 좋다고 해서 전체 수준이 그만큼 오르지 않습니다. 팀플레이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특정 선수가 기량이 출중해도 팀의 수준이 받쳐 주질 못하면 그 팀의 수준이 오르진 않습니다. 그래서 오디오가 어렵습니다. 워낙 많은 조합이 있어서 백점 만점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장삿속으로 오디오 비즈니스를 하면 어떨까요 ? 어차피 이 비즈니스가 돈 벌기는 어려운 것이어서, 오래 가기도 어려울 겁니다. 그나마 소개 고객이 많아 그럭 저럭 버티고 있습니다. 인건비는 고사하고 렌트비내기에 급급한데, 그럴바에는 자기만족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위안을 합니다. 하지만 제가 권해드리는 것을 장사꾼이 물건 팔기 위한 것으로 치부하는 분들도 계셔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삼만불 정도 하는 시스템에 천불짜리 디지탈 플레이어, 몇십불 짜리 파워스트립을 사용하시기에 업그레이드를 권해 드렸건만 생각해 보시겠다고 하고 몇달째 연락이 없으면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쉽지 않은 비즈니스란 생각이 듭니다. 저 말고는 미국에 이런 비즈니스를 하는 한국분은 없는 걸로 압니다. 이게 돈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소리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오히려 다른 경쟁업체가 생겨서 오디오에 대한 활성화가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제가 수많은 오디오 브랜드를 다 취급할 수도 없고, 확장 한답시고 아무나 데려다가 판매를 맡기기도 어렵습니다.

얼마전 유튜브에 오디오로 무엇을 하는가 ? 라는 내용이 올라 왔습니다. 오승영 평론가가 올린 것인 것인데 오디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오디오로 음악을 듣는 것이지만 들으면서 가수나 연주자의 움직임, 악기의 위치를 상상하면서 들으면 음악듣기가 훨씬 더 재미 있어 집니다. 이런 경우 밝은 조명이나 기기에서 나오는 불빛이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아직 안 해 보셨다면 불을 끄고,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들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LA 필의 Dudamel 이 베네주엘라 청소년악단을 지휘한 앨범인데 눈 감고 듣기에 참 좋습니다. 유튜브에 dudamel venezuelan youth orchestra 로 검색하면 있으니, 유튜브로 보시고 오디오로 눈감고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워낙에 디지털 스트리밍에 대해 찬사를 하다보니, 이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분도 계신 것 같습니다. 너무 편하게 음악을 듣다 보니, 감동도 좀 덜 허단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LP를 들을 때면 판을 꺼내고, 먼지를 닦아 내고, 판을 올려 돌리는 과정이 흡사 어떤 의식 같기도 합니다. 때론 조금 어렵게 들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의 전화를 받았는데, 이분의 주장하는 바는 디지털 스트리밍으로는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예를 드시길 Carl Czerny (피아노 교재로 쓰는 그 체르니입니다.) 나 Jan Nepomuk Hummel 이 작곡한 좋은 곡들이 많은데 디지탈스트리밍으로는 이런 곡들을 듣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이 작곡가들의 CD를 갖고 계신게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런 작곡가의 곡들이 좋다는 소리를 듣고 들으려 한다치면 어떤 방법이 좋을 까요. 아래는 Hummel 을 스트리밍으로 검색하여 나온 앨범들입니다. [사진1][사진2] 끝까지 세어 보지 않았는데 백개는 넘어 보입니다. Czerny 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용자들이 많이 들은 트랙순으로 들어 보면 인기연주곡 순으로 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자주 듣는 음악을 기반으로 유사한 곡들을 추천해 주기도 해서 제가 모르는 작곡가들의 좋은 음악을 들어 보게 됩니다. CD가 좋다고 주장하는 것도 일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음악을 통해 음악의 지경을 넓히는 데는 이것 만큼 좋은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CD 가 최고의 음악감상 방법이라고 주장하시는 분과 논쟁을 벌이다 한번 오셔서 경험해 보시고 얘기하자 했더니, 대화가 안된다 하시어 통화가 중단 되었는데 안타깝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정주영씨가 했다는 말 “해 봤어?” 입니다. 다 경험해 본 사람과 한쪽만 경험하고 그것만 주장하는사람과 대화가 잘 되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되면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대학 들어 가서 운전 면허를 땄는데, 사고 나면 전과자 된다고 운전을 못하게 했던 생각도 나고, 아직도 일본에서는 도장 결재를 받으러 재택 근무중 출근 한다는 얘기가 생각 납니다.

세상이 변하고, 좋은 것이 나오면 받아 들이는 것이 중요 합니다. 나이가 들었더라도 컴퓨터를 배워서 카톡이나 페이스북 같은 걸로 손주들과 소통하고, 게임도 배워서 같이 교감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디지털 카메라도 배워서 손주나 가족들 사진도 찍어 주고 시간을 같이 나누는 노력이 필요 합니다. 옜날 방식만 고집하다가는 소외되고, 뒤쳐지게 됩니다.

저는 언제든 이런 것들을 알려 드리고, 좋은 것을 나누고자 하오니, 오디오와 관련하여 궁금하시거나 문의, 요청사항이 있으시면 info@allthataudio.com 이나 카톡 아이디 loveokay, 전화 714-670-7788, text message 562-294-5797 으로 연락 주시면 즐거운 마음으로 도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