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한의 음악과 오디오 이야기 – 마흔 세번 째, 오디오 어렵다. 하지만 좋은 가이드를 만나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일반화 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음악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처음 오디오랍시고 축음기가 발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인들이 가지고 음악을 듣기에는 너무도 비싸고 귀한 사치품이었습니다. 음반을 구하기도 아렵고, 이 SP 음반 한면에 고작 3-4분 밖에 재생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 50년대에 LP가 나오면서 재생시간도 늘어나고, 스테레오도 가능해 졌습니다. 하지만 음악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대중화된 것은 라디오의 보급과 발전에 따른 것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음반 재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정부의 위정자들 입장에서는 라디오를 통해 국민 계몽이나 선전에 유용하므로 이를 널리 보급하는데 주력하였습니다. 당시의 라디오는 중파를 사용한 AM (Amplitude Modulation, 진폭변조)이 주였으며, 이후 초단파를 사용한 FM (Frequency Modulation, 주파수 변조)이 나오며 음질도 좋아지고, 스테레오도 가능해져, 음악 듣기에 라디오가 주 소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첨부사진 : 독일제 GRUNDIG 라디오]

7-80년대에 나온 오디오 기기는 거의 다 라디오 기능이 포함된 리시버 타입이었습니다. 지금도 당시에 나왔던 Marantz, Pioneer, Kenwood, Sansui 리시버에서 나오는 FM 라디오를 들어 보면 음질이 좋고, 옜날 생각이 많이 납니다. 제가 중학교 때 스피커가 좌우로 달린 붐박스형의 일제 카세트 라디오가 제방에 들어 왔습니다. 아마 제가 오디오에 입문하게된 계기가 이때 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실에 인켈 콤포넌트 시스템이 있었지만 제 마음대로 사용하기에는 여러 사정상 어려웠습니다.

당시에는 음악을 가장 좋은 음질로 듣는 것이 FM 라디오 였습니다. 제대로된 수입음반이나 라이선스 음반은 가격이 비싸 흔히 빽판이라 하는 불법복제 음반을 사서 들었으나, 그 음질은 FM보다 훨씬 못 하였습니다. 오히려 FM에서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하는 것이 훨씬 좋았습니다. 그후로 워크맨이 등장하여 본격적인 포터블 휴대음악 시대가 열렸습니다. 제 대학시절 음악좀 듣는다면 거의다 WALKMAN (SONY 의 상표명)이나 다른 업체 (삼성의 MyMy 같은)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녔습니다. 카세트 테이프 수요가 늘면서 길보드(길에서 리어카로 파는 불법 테이프 판매점을 빌보드에 빗대어 말함)가 등장한 것도 이무렵입니다. 이때 종로의 르네상스나 명동 필하모니를 드나들며, 제대로된 음악을 들으며, 고오급 하이엔드 오디오에 대한 꿈을 꾸었던 시기 였습니다. 시간이 되면 세운상가나 충무로의 오디오 샵을 기웃거리기도 하였습니다.

중학교 때 1년 선배집에 오디오가 있었습니다. 영국 QUAD사의 시스템에 Harbeth 스피커였는데, 제 선배나 다른 식구는 절대 못 만지게 해서 선배 아버님이 트는 것을 딱 한번 들어 보았는데, 그때의 충격은 지금 몇십만불짜리 오디오를 듣는 것과 같을 겁니다. 그 선배의 아버님은 음악선생님을 하다가 그만 두시고 사업을 하셨는데, 후에 제 인생 첫 하이엔드 오디오 구매를 도와 주십니다. 결혼 직후 어느 주말에 혼자말처럼 한 말로 대형 사고를 칩니다. 당시 혼수로 R사의 고오급 손목시계를 받았는데, 무겁고 불편하여 약혼식때 한번 차고 장롱에 고이 모셔 두었습니다. 그래서 “차지도 않아 씰~데 없는 시계대신 오디오나 사오지” 라고 했던 말을 와이프가 듣고, 급기야는 그 시계를 돈으로 바꿔 오게 됩니다.

당시 처 고모부가 금은보석/시계 가게를 했는데 아마도 혼수물품으로 매상을 좀 올려 주었나 봅니다. 이때 구매한 것이 LUXMAN L-550 인티앰프, JBL L-100 스피커, SONY CD 플레이어, JVC 턴테이블 이었습니다. 상당히 만족하며 음악을 들었습니다. 몇 년후 미국 LA 로 발령이 나서 오디오는 부모님댁에 놓고 옵니다. 다행히 한국 가요 LP는 가져와서 요즘 아주 잘 듣고 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한국에 놓고온 오디오는 후에 제 여동생집에 갔다가, 여동생 도련님 (남편 동생) 집으로 갑니다. 헌데 앰프가 고장나서 십몇년을 떠 돌다 저희 부모님댁에서 화분 받침으로 쓰입니다. 아마 앰프는 누가 잘못하여 220V에 연결 한 것 같습니다. 파워 트랜스포머가 고장나서 고치느라 애 먹었습니다. 앰프는 미국에 다시 가져오고, 스피커는 한국 아는 분 드렸습니다.

미국에 오자마자 오디오 구매를 합니다. 당시 한인이 운영하는 오디오샵은 코리아타운에 로얄 사운드, LA전자가 있었고, 가든 그로브에 오렌지 오디오가 있었습니다. 로얄 사운드는 맥킨토시를 강권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맥킨을 별로 좋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LA전자에서 KRELL KST-100 파워에 ACURUS L10 프리, TANNOY DMT-10 스피커, CALIFORNIA AUDIO LAB IKON MK II CD 플레이어를 삽니다. 너무 파워앰프 위주로 예산을 쥐어 짜다 보니 미스매칭이 되어서 한국에서 듣던 것보다 훨씬 못 해졌습니다.

잡식성으로 음악을 듣는데 TANNOY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잠시 혹해서 명동 필하모니에서 들었던 TANNOY WESTMINSTER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싸구려 TANNOY의 단점만 부각된 그런 소리였습니다. 지금의 저라면 KRELL 파워에 TANNOY는 절대로 매칭해 드리진 않을 텐데, 당시 세일즈맨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조합을 해 주었는지 아직도 의문스럽습니다. 후에 많은 고객분의 시스템을 접하게 되면서, 제대로된 오디오샵이나 조언자가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만난 선배 아버님 같은 조언자가 흔치는 않습니다. 자칭 오디오 고수라고 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다소 편협된 주관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개개인의 소리 취향이 다르고, 설치환경이 다릅니다. 그래서 제대로된 샵 주인을 만나는 것이 중요 합니다.

이 근방의 제대로된 샵은 Upscale Audio의 Kevin 정도가 생각 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무것도 모르시는 고객이 편합니다. 대부분 제가 권해드리는 대로 시스템을 구성해 드리는데, 만족도가 높아서, 다른 고객의 레퍼도 많이 받습니다. 곤란한 경우는 그분 댁 시스템과 똑 같이 해 달라는 경우 입니다. 취향도 좀 다르고, 특히 설치공간이 다른데 말입니다. 대개는 이게 더 신형으로 더 좋게 나왔다고 설득을 합니다. 더 웃긴 일은 전에 설치하신 분이 새로 설치한 친구분 시스템을 듣고 신형인 그 모델로 바꾸어 달라는 경우 입니다. 저는 장삿속으로 오디오를 판매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직 오디오를 잘 모르시는 손님에게 가성비 떨어지는 비싼 기기를 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고를 권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스스로 공부해서 시스템 튜닝을 하시도록 권합니다. 그러면서 소리를 듣는 훈련도 하고, 소리가 좋아지면서 얻는 재미를 느끼도록 합니다. 요즘 오디오 때려치면서 구매의뢰가 많이 들어 옵니다. 물건 픽업하려 가보면 미스매칭이나 셋팅 잘못으로 제소리가 안나오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다행히 저한테 시스템을 맞춰서 구매하신 분중에는 이렇게 때려 치신 분이 없습니다. 제대로 된 오디오에서 나오는 소리를 맛보면 마약처럼 끊기가 어렵습니다.

잘못된 샵에서 구매하셨거나, 인터넷이나 잡지에서 보고 듣고 구매를 하거나, 어설픈 조언자 말을 듣고 구매하신 경우 때려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오디오 고수 분들은 설령 친구분의 구매를 도와 주더라도 특정 브랜드를 권하지를 않습니다. 본인이 사용하는 모델을 친구분이 원하더라도 저한테 맡겨 주십니다. 왜냐면 취향이 다르고 환경이 다름을 알고 계시기 때문 입니다. 고수분들은 몇번 얘기를 나누면 그분의 내공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인정을 해 주십니다. 왜냐면 업으로 오디오를 취급하는 사람과의 차이를 알기 때문 입니다. 친구분댁에서 들은 그대로 해 달라는 분이 계셔서 이를 설득하느라 그 기기를 구해 와서 제가 권하는 기기와 비교 청취하여 설득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디오는 정도가 없습니다. 스피커는 B&W가, 앰프는 McIntosh가 좋다 하여도 이조합으로 만족 하기가 어렵습니다. 자동차처럼 엔진, 조향장치, 현가 장치, 바디가 일체형으로 구성되면 좋지만, 하이엔드 오디오는 스피커 업체, 앰프업체, 소스기기 업체가 다 따로 존재 합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너무나 많은 조합이 가능 합니다. 밥먹고 오디오 관련 서적, 잡지, 블로그, 카페에서 정보를 얻고, 틈나면 전시회나 다른 샵에 가서 들어 보고, 샵에서 수리 들어 온 기기로 이 조합 저 조합 매일 들어 보기를 몇 년만 하면 프로가 안 될 수가 없습니다. 혹시 지금이라도 소리가 마음에 안들어 오디오가 먼지가 쌓인 채로 있거나, 때려 치기를 생각하신다면 상담을 한 번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처음 미국에 와서 구입한 구성에서 스피커만 바꿔도 꽤 근사한 소리가 났을 겁니다. 당시엔 제 오디오가 애물 단지였습니다만 후에 제가 오디오를 제대로 알기 전까지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랐습니다. 오디오를 업으로 좋아서 한지가 이십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샵이 넓은 편이어서 렌트비가 만만치 않아 크기는 좀 줄일까 하지만 앞으로 십년이상은 더 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제가 오디오를 아주 좋아 하기 때문 입니다. 취미반 업반 입니다. 간혹 제가 권해 드리는 기기를 업자의 장삿속으로 들으시는 분도 계신데, 절대로 맞지도 않는 기기를 그렇게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예산, 좋아하는 음악, 설치 공간을 알려 주시면 제가 좋은 조합을 두세가지 권해 드리는데, 아직까지 손님께 욕 얻어 먹은 적은 없습니다. 디지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반화 되면서 음악 듣기가 너무 좋아 졌습니다. 더 늦기전에 이 즐거움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플레이어도 비용이 부담 되신다면 제가 사라는 거 사서 만들면 백불 정도에 PC보다 훨 나은 음질이 가능 합니다. 714-670-7788로 전화 주시거나, Text 562-294-5797, 카톡 loveokay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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