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한의 음악과 오디오 이야기 – 서른번 째, 슬기로운 오디오 생활

언제 끌날지 모르는 현 사태를 헤쳐 나가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지금은 그나마 나아졌지만 한동안은 집에서 방콕(방에 콕 박혀 있는)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그래도 샵에 나와 음악도 들으며, 이것 저것 해보며, 와이프 눈치 안 보고 지낼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방콕생활을 하다 보니, 음악도 많이 듣게 되고, 유튜브 같은 것도 많이 보게 됩니다. 유튜브는 별로 많이 보지 않았었는데, 보다 보니 유사한 주제를 계속 추천하니 빠져 들게 되네요. 유튜브의 단점이 확증적 편향에 빠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정치적 견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요즘 한국의 정치상황을 보면 이념이나 세대간 편가르기가 만연합니다. 다양한 견해와 의견을 접해야 하는데, 유튜브란 놈은 편향된 것들을 계속해서 저한테 제시해 자꾸 보다 보니, 그쪽으로 경도되는 것 같아 적당히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가게는 오히려 문의가 늘은 듯 합니다. 아무래도 집에들 많이 계시니 음악을 많이 듣게 되고 오디오에 대한 관심도 늘어 나게 됩니다. 또한 놀고 있던 오디오를 가동하다 문제가 생긴 것을 알게 되어 수리의뢰도 많습니다. 저희 수리실에 고장난 부품 기다리느라, 대기중인 오디오가 한 가득이어서 고물상을 방불케 합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오디오는 사용하지 않고 쳐박아 놓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적어도 한두달에 한번 정도는 켜놓고, 열이 나게 하여 습기도 좀 날려 버리고, 스위치나 볼륨도 이리저리 움직여 주어야 합니다. 고객분댁에 가서 오디오를 보면 고객분의 성격이나 취향이 대충 파악이 됩니다. 오디오도 대개는 주인을 담게 마련 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오디오를 잘 관리하고 좋은 음질로 오래 사용할 수 방법을 알려 드릴까 합니다.

가끔 전기를 넣고 워밍업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은 말씀을 드렸는데, 이때 해 주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각종 스위치와 볼륨을 이리저리 여러 번 움직여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기간 연결된 단자를 휘발유나 WD40 같은 것으로 잘 딱아 주면 음질도 좋아 집니다. 케이블들의 주소재가 구리여서 오래 되면 시꺼멓게 변색이 됩니다. 산화가 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신호 전달이 잘 안되어 음질이 떨어 집니다. 아울러 스피커의 유닛들이 통에 박혀 있는데, 유닛을 통에 고정하는 나사가 사용할수록 풀어 지게 됩니다. 가끔씩 이 나사들을 조여 주면 음질도 좋아 집니다. 그리고 스피커 하단 또느 스탠드의 스파이크를 빼놓고 사용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스파이크를 사용해야 음이 또렸하고, 명징해 집니다. 카페트는 그냥 사용하시고, 마루인 경우는 스파이크 받침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스파이크가 있고 없고에 음질차이가 꽤 많이 납니다. 북셀프 스피커도 마찬가지 입니다. 없으시면 아마존이나 이베이에서 저렴하게 구하실 수 있고, 홈디포에서도 비슷한 것을 사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디오 기기를 랙에 수납하지 않고 쌓아 놓고 사용하시기도 하는데, 이것은 음질에도 안 좋고, 기기에도 안 좋습니다. 특히 앰프는 열이 많이 나는데 이것은 공기가 잘 통하게 해애 합니다. 기기중 가장 무겁고, 위에 통기구멍이 나있는 기기입니다. 부득이 하게 이 기기를 쌓아 놓으신다면 제일 위에 놓아야 합니다. 기기간에 공간을 주면 좋습니다. 와인뚜껑 같은 것을 적당히 잘라서 받쳐 놓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가능하시면 오디오 전용랙을 사용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음은 예방 정비입니다. 오디오 기기중에 가장 많이 문제가 생기는 것이 캐퍼시터 (Capacitor, 콘덴서라고도 함) 인데, 이 부품은 15년에서 20년 정도 되면 자연적으로 열화되어, 제 성능을 내지 못합니다. 음질뿐만 아니고, 다른 부품까지 망가 뜨립니다. 예방정비를 하게 되면 백불미만으로 잘 사용 가능한데, 문제가 생긴후에는 수리에 비용이 더 많이 들고 못 고치기도 합니다. 오디오에서 열이 많이 발생하거나, 음질이 변했다면 바로 정비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오디오도 사람 처럼 적어도 십년에 한번 정도는 건강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중요한 것이 전기입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각종 노이즈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것이 오디오에 그대로 유입이 되면 음질은 물론이고, 수명에도 영향을 줍니다. 적어도 노이즈 차단 필터가 내장된 파워컨디셔너를 사용하셔야 음질도 좋고, 오디오 고장도 예방이 됩니다. 오디오 전용 파워 컨디셔너를 사용하시면 음질도 좋아 집니다.

끝으로 오디오를 사용하시다, 연결을 바꾸거나 케이블등을 움직이시기도 하는데, 필히 전원을 내리고 하셔야 합니다. 특히 앰프의 경우 잘못 될 경우 앰프뿐만 아니라 스피커도 고장냅니다. 그리고 전원을 키고, 끄실때도 순서를 지키셔야 합니다. 켜실때는 소스기기 (CD플레이어 같은), 프리앰프, 파워앰프 순서이고, 끌때는 반대입니다. 스피커에 연결된 앰프는 열도 많이 나고, 전기도 많이 먹으니 제일 나중에 켜고, 먼저 끄신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이외에도 돈 안들이고 음질 향상하고, 오디오 수명 연장하는 방법이 많이 있습니다만 지면 관계상 여기서 줄입니다. 아무쪼록 슬기로운 오디오 생활로, 건강하게 이 난국을 헤쳐 나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