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소리 제대로 들으려면 이정도는 알아야…

며칠 전 Irvine에 사신다는 분께서 전화를 주셨다. 중고로 THRESHOLD T Zero 프리, SA/3.9 파워와 MAGNEPAN MG 3.3R 스피커, California Audio Lab Sigma CD Transport와 Delta DAC, NAKAMICHI Cassette Deck, Magnum Dynalab Tuner 등 세트일체를 구매 하고, 연결했는데 제 소리가 안 난다는 것이었다. 얼마 주고 구하셨냐니, 말씀을 안 하신다. 쩝. 모델명도 제대로 모르시니 명기인지 알고 구매하신거 같진 않다.

좀 된 기기들이지만 한시대를 풍미하던 좋은 기기 들이다.

와서 셋업을 해 주었으면 하시는데, 몸도 안 좋고 내키지도 않아서 $200 내셔야 한다 하니, 좀 언짢으신 것 같았다. 고객분들 중엔 기기는 돈 주고 사면서, 몸으로 때우는 것은 공짜로 되는 줄 아시는 분들이 꽤 있다. 어느 정도 금액이 되는 것은 셋업이 포함되어 있지만, 천불도 안되는 중고 앰프 사시면서 와서 셋업해 달라는 분도 계시고, 어렵다고 하면 섭섭해 하신다. 앰프가 프리, 파워의 분리형인데 용어 자체를 이해하지 못 하신다. 어떤 연유로 구하셨는지 모르지만, 인터넷 뒤져서 찾아보고, 공부 하면서 얻는 재미가 쏠쏠한데.. 또 하나는 근처 레코드 가게에서 Pioneer PL-530 턴테이블을 구하셨는데, 소리가 안 난다는 것이었다. 가진 기기가 뭐가 뭔지를 제대로 구별도 못 하셔서, 사진을 죄다 찍어 보내라 하였다. 살펴 보니 포노단이 없는 프리여서 따로 포노 앰프를 써야 하는데 포노 앰프가 없다. 설명을 드리니 얼마나 하냐고 하셔서 턴테이블 카트릿지가 무어냐 하니 이름은 모르고 같이 딸려온 것이라 하신다. 대략 일이백불짜리 쓰셔도 된다하니 한번 들러서, 배워가야 하시겠다고 하신다.

요즘 LP 붐이 불면서, LP 판매량도 늘고, 턴테이블 수요도 많이 늘었다. 대충 턴테이블 사다가 앰프 포노단 (요즘 나온것에는 없는 것이 대부분)이나 포노앰프에 연결하면 소리야 나겠지만, 아나로그 LP를 운용하려면 몇가지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우선 턴테이블을 수평으로 맞추어야 한다. 기포수평계를 사용면 좋고, 스마트폰 앱을 써도 되지만 이는 정확하진 않다. 턴테이블 하단의 발을 돌리면 높이가 조정 된다.


두번째는 침압인데 영어로는 Tracking Force라고 한다. 쉽게 얘기하면 바늘에 걸리는 무게 인데 카트릿지/바늘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는 1.5~2 gram 정도 이다. 톤암의 뒷면 무게추를 조정하여 수평균형을 맞추고 게이지를 0에 놓고, 무게를 조정하면 된다. 가장 좋은 것은 보석 무게 다는 저울을 턴테이블 플래터에 놓고 바늘을 놓아 측정하는 것이 제일 정확하다.

세번째는플래터가 돌아가면서 톤암이 턴테이블 안쪽 중심부를 향하는 힘이 작용하는데 이를 skating 이라 한다. 그래서 안티스케이팅이라 해서 이를 상쇄 시켜 주는 장치를 침압과 동일하게 맞추어 주여야 한다. 조정 다이알 식도 있고, 무게추를 이용한 것도 있다.
네번째는 톤암높이를 LP 판을 놓았을 때 수평이 되게 맞추어야 하는데, 이것도 버블 (기포) 수평계를 사용하면 편하다. 저가형 턴에는 없기도 하다.

기타 톤암 길이를 조정하여 바늘이 놓이는 위치인 오버행이나 바늘 전면에서 보아 정확히 수직으로 맞추는 아지무스등도 있는데, 이건 카트릿지를 새로 장착할 경우에 해야 된다.

디지털 장치와 다르게 아나로그 턴테이블은 관리와 운용이 좀 까다롭다. 하지만 제대로 셋팅된 아나로그 소리는 디지털의 그것과는 다르게 마음을 움직이는 소리가 나온다.

제가 아는 어느분은 BMW 750을 타시는데, Freeway 를 못 타신다. 동네 마켓이나 마실 다니는데 750 타고 다니신다. 어바인 그분과 오버랩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