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를 통해 삶에 활력을

며칠전  성경공부 모임을 마치고, 그분 댁의 오디오가 소리가 안 나온다 하여 봐 드리게 되었다. 워낙 낡은 기기인데다, 뒤에도 먼지가 많이 있어, 긴가 민가 하고 들여다 보았다. 음악을 듣겠다 는데, 어떻게 해서든 소리가 나오게 해드려야지 하고, 이것 저것 점검을 했다. 우선 스피커뒤의 선을 나사를 단단히 결속을 해야 하는데, 구멍에 쏙집어 넣기만 해서 빠져 있었고, FM 라디오 안테나가 빠져 있었다. 안테나가 없으면 철사로 된 옷걸이에 선을 연결해도 훌륭한 안테나가 된다.

CD플레이어는 고장이 나 있었다. CD 대신  DVD 플레이어의 오디오 출력 단자에 연결하니 소리가 나왔다. 대부분의   DVD 플레이어는 CD사용이 가능하다. 음질은 아무래도 전용 CD 플레이어 보다는 떨어지지만소리는 나온다.  DVD 플레이어의  음질을 좋게 하려면 뒤에 있는 디지탈 출력에 전문 DAC (Digital Analog Converter)에 연결하면, 웬만한 CD 플레이어 보다 낫다. 디지털 출력중 하나는 광출력인데, 뚜껑을 열면 빨간불빛이 나온다. 다른 디지털 출력은  일반 RCA JACK 같이 생겼는데  Digitlal Coaxial 이라 불리는 것인데, 대개 주황색으로 표시 된다.

4790684_ba이외에도 HDMI로도 받기도하고, PC의 USB로도 가능하다. 흔히 서라운드 앰프에는 이러한 디지털 출력을 받는 입력 단자가 있어, DAC없이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 우여곡절 끝에  소리가 소리가 나오게 되었다. 앰프는 한국산 좀 싼 서라운드용이며, 스피커는 이름없는 저가형이어서, 쭉쭉빵빵한 소리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  갖고 계신 폴모리아 CD를 들으며, 좋은 음악 많이 들으시라 하고 나오면서 나름 뿌듯함을 느꼈다.  제대로된 오디오에서 듣는다면 음악적 감동이 더 할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오디오에 큰돈(?)을 쓰실만한 여유가 지금은 없으신 듯 하여 아무 말 않고 나왔다. 때론 경제적 여유가 있으신대도 불구하고, 오디오는 없으신 경우도 많다. 흔히 비싼 차에는 돈을 쓰면서, 오디오에는 인색한 경우가 많다.  가치관의 차이겠지만   오디오는 몇천불만 들이면 평생 즐거움을 줄 수가 있는데, 10여 년 남짓 탈 차에 돈을 쓰는 것이 안타까울 때도 있다.

 

한국의 조그만 도시인 수원에 수원시향이 제법 유명하다. 우리 LA한인의 규모가 수원만 할거다. 하지만 제대로된 한인교향악단 하나 없다는게, 안타깝다. 있다해도 관객이 없어 늘 적자에 허덕인다고 들었다.  TV가 없는 집은 없지만, 오디오가 없는 집은 많다. 아이들을 위해, 나 자신을 위해 오디오를 장만하고, 좋은 음악을 들어 보자. 볼 것도 없는 TV에 매달리지 말고, 우리의 영혼을 음악에 맡기자. Maurice Ravel의 Bolero를 들으며 예쁜 여인이 관능적인  춤을 추며,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껴보자.  Louis Armstrong 의What A Wonderful World를 들으며, 5-60년대 미국바의 분위기를 느껴보자.가슴을 뒤흔드는 베토벤의 운명을 들으며 가슴속의 후련함을 느껴보자. 그러면서 피곤에 지친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 보자.  오디오가 없으면 갖고 다니는 전화기에 음악을 넣고라도 들어 보자. 어떻게 음악 넣는지는 애들한테 물어 보면 다 안다. 단 이어폰은 10불 이상 되는 조금 좋은 것이면 나름 훌륭한 오디오가 된다.

 

실은 이 컬럼을 연재하며, 오디오의 기본과 각 구성품에 대해 소개를 하려 했다. 그런데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자동차를 탈 생각이 없는데 엔진이 어떻고, 무슨 차가 좋고가 무슨 소용이랴. 먹고 살기도 힘든데 뭔 흰소리야 하는 것 같았다. 마치 오디오가 호사스런 귀족놀음으로 치부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음악을 듣자는얘기만 줄창 해대게 되었다.귀족 놀음 맞다. 하지만 돈을 쳐발라가며 해야만 하는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몇년마다 바꾸는 곹프채에 공값에, 그린피, 렛슨비를 따지면 골프보다 훨씬 경제적이다.피아노를 살 생각을하지말고, 좋은 피아노곡을 들려 주라. 그러면서 스스로 그런 곡을 연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렛슨을 시키고, 피아노를 사주라. 제대로된 피아노곡도 못 들어본 애한테, 피아노 렛슨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 야구구경은 해 보지도 않은 애를 야구 연습시키는 것과 같다. 요즘 여러가지로 시름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음악을 더 많이 듣는다. 음악을 들으면 그러한 것들을 떨칠 수가 있어서이다. 장사익의 노래를 들으면, 내 대신 내 서러움을 대변하는 것 같아 좋고, Jesse Cook의 경쾌한라틴재즈를 들으면 마음도 한결 밝아 진다.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음악도 있고, 즐거움을 주는 음악도 있다.이 가을에 밥만 먹고 육체의 살만 찌우지 말고, 영혼도 살 찌우자. 아니면 책이라도 잃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