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구매 십계명

최근 제가 쓴 컬럼을 보시고, 전화나 메일을 보내 주시는 분들이 많고, 직접 찾아 오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젊은 시절 들었던 음악을 다시 듣고 싶으시다는 분, 몇만불을 주고 산 건데 현재 가진 시스템이 불만 이시라는 분등 이것 저것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미국에 계신 오디오 애호가분들이 잘못된 정보나, 부족한 오디오 지식으로 돈과 정열을 낭비하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는 괜찮은 오디오샵도 있고, 동호회등이 활성화 되어, 제대로 들어 보고, 도움을 받을 수가 있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를 못 한 것이 사실 입니다. 저도 처음 미국에 와서 산 크렐 앰프에 탄노이 스피커도 어찌 보면 아무것도 모르고 딜러말만 맏고 산 제탓이긴 하지만, 그런 소비자를 상대로 그런 매칭을 추천한 딜러의 잘못도 크다 하겠습니다. 지금은 다 짝 맞추어서 각각 다른 곳으로 같지만, 그런 딜러가 아직도 있고, 거기서 물건도 꽤 사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래서 구매시 참고 할 만한 것을 오디오 구매 십계명이라 하여 올립니다.

 

1) 음질은 꼭 가격과 비례하지 않다.
가격이 비싸다고 음질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최근에 나온 비싼 것중 음질은 그에 상응하지 못하는 것이 반은 됩니다. 자동차하고는 다릅니다. 소리를 제대로 분간 못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기(?)를 치기도 하며, 껍데기만 바꾸어 신제품이라고 내놓기도 합니다. 최신 모델이나 상급기가 이전 것이나 하급기 만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오래전에 나온 명기들은 이후 나온 최신모델이나, 상급기를 제치고 아직도 사람들 입에 오르 내리고, 고가에 거래 됩니다. Krell의 초기 KSA 시리즈나 맥킨토시초기형등이 이에 해당 합니다.

Amplifier MC275 - manufactured by McIntosh Laboratory in 1962 european version with 220V-110V switch (red) in operational mode with glowing tubes (long-exposure photography)

초기 버젼 Amplifier MC275 by McIntosh Laboratory in 1962. 현재도 생산 되고 있습니다.

2) 이쁘고, 광고 많이 나오는 것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쁘고, 음질 좋으면 좋겠지만, 이쁘고 살림 잘하는 여자가 어디 흔합니까? 구매시 집에 계신 분의 승락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모양도 승락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잘 타협을 하셔야 겠지만요. 외관에 너무 현혹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음질 좋은 오디오는 나중에는 이쁘게 보입니다. 그리고 광고에 많이 나오는 것 치고 좋기가 어렵습니다. 요즘 TV에 많이 나오는 오디오 제품은 가격의 반은 광고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량생산한 오디오가 제대로 된 것 못 보았습니다.

3) 자신의 취향, 청음환경을 고려하라.

보컬이나 소편성 현악 위주로 듣거나, 청취거리가 작을 경우 굳이 대형기가 필요 없습니다. 마루바닥에다 반사되는 벽, 작은 방에서 고출력앰프에 대형스피커를 들이고, 과다한 저역으로 인해 볼륨을 아주 작게 듣는 분들도 계신데, 돈은 돈대로 쓰고 제대로 듣지도 못하는 경우 입니다. 남들 한테 뽀대 자랑하려면 모를까, 소리는 별로인 경우가 대분분 입니다. 차라리 음결좋고, 명징한 소출력 앰프나 북셀프가 더 좋을 때가 많습니다.

 

4) 장사꾼 딜러의 말을 믿지 마라.

딜러중에 오디오애호가가 아닌 경우도 있고, 제대로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안 가진 딜러쉽 제품은 폄하하기가 일쑤입니다. 자기가 가진 것이 최고라고 우기기도 합니다. 딜러말만 믿고 후회하시는 경우나, 그게 최고인줄 알고 들으시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여러 딜러를 돌아보시고, 오디오쇼나 전시회를 가서 여러 소리를 들어 보시고, 자기가 좋아하는 소리를 들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5) 단품위주로 구입하라.

매칭도 꼭 같은 회사 제품이라야 좋은 것이 아닙니다. 아직도 소니티비에는 소니VCR이나 DVD를 꼭 써야 하는 줄 아시는 분도 많습니다. 오디오에는 CD Player 만 만드는 회사도 있고, 스피커만, 앰프만 만드는 최고의 단품 전문 회사들이 즐비합니다. 세트로 된 경우 오디오리서치를 빼고는 음질적으로 제대로 매칭되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물론 모양보고 사시는 경우나 전시용인 경우는 세트로 사세야 겠지요.

6) 액서서리에도 예산을 배분하라.

저는 케이블이나 다른 액서서리를 바꾸어서, 소리가 좋아진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돈 적게 들이고, 쉽게 소리 좋게 하기로는 1) 휴즈교환 2) 소스기기/앰프 케이블 3) 스피커선 4) 파워케이블 업그레이드 입니다. 중고가 이상의 제품이라면 휴즈교환은 필수 입니다. 몇십불 짜리 휴즈로 몇백, 몇천불의 기기 업그레이드 효과를 볼수 있습니다.

7) 스펙이 전부는 아니다.

앰프의 출력과 실제 구동력은 많이 다릅니다. 아무리 힘좋은 대형앰프가 조그마한 소형 북셀프한테 쩔쩔매기도 합니다. 스피커와 붙여 보면 다릅니다. 스펙만 믿지 마세요. 제가 써본 NAD 3020이나 SILVAWELD SWT-40 같은20W 앰프가 왠만한 100W이상보다도 힘좋게 밀어 불이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8) 궁합(매칭)을 따져라.

누가 보던 빠지지 않는 신랑, 신부가 몇년을 못 살고 헤어지지요. 좋은 앰프, 스피커인데 궁합이 안 맏으면, 소리가 별로 입니다. 서로 저 잘났다고 울면 서로의 안 좋은 것만 나오지요. 약간 부드러운 성향의 스피커에는 칼같은 성향의 앰프가 맞기도 합니다. 케이블의 소재, 굵기도 궁합을 맞추어야 합니다. 살아보고 결혼하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지요. 무조건 맞추어서 들어보고 사시길 바랍니다. 적어도 두번 이상, 늘 듣던 곡으로. 전에 듣던 것과 비교해 보면서.

9) 진공관에 겁먹지 말고 적극 검토 하라.

진공관이라면 겁부터 먹으시는 분도 있습니다. 진공관이 CD나 컴퓨터의 딱딱한 디지털 소리를 순화 시켜 줍니다. 진공관이라면 전부 구형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요즈음도 생산이 되어 나오는 것들은 사용도 편하고, 내구성도 좋습니다. 구매대상에 포함하여 생각하세요. 가격대비 좋은 것들이 많습니다. 진공관 수명이 5천-만시간정도 하니, 대략 10년은 쓰실 겁니다. 이후에라도 진공관만 바꾸면 되고, 설사 고장이 나도 진공관 앰프는 구조가 간단하여 수리하기도 수월 합니다.

10) 반드시 직접 자주 듣던 음악을 듣고 사라.

광고나 잡지의 기사에 혹해서 기기를 살수도 있습니다. 딜러의 말에 현혹도기도 합니다. 다소 밸런스가 안 맞는 오디오에는 보컬이나, 소편성 현악이라면 단점을 감출수도 있습니다. 딜러들은 데모를 많이 하므로, 그 기기에서 잘나오는 소리위주로 들려 주게 됩니다. 그래서 딜러의 데모곡으로 판단하지 마시고, 평소 본인이 주로 듣던 음악위주로 좋은 소리가 나와야 됩니다. 그래도 잘 모르시겠으면 소리를 아는 분, 또는 사모님을 모시고 가시기 바랍니다. 여자들이 소리에 더 예민 합니다.